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존재했기에 그 중요성을 잊고 살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나 가깝기에 오히려 더 어려운 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고, 또 언젠가는 새로운 가족을 이루거나 기존의 가족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갑니다. 이처럼 삶의 모든 순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족’에 대해, 우리는 과연 충분히 배우고 있을까요?
저는 최근 ‘가족’이라는 과목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깊은 고민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막연하게 ‘좋은 생각이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할수록 이는 단순히 하나의 과목 추가를 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건강하게 만들어갈 매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왜 지금 ‘가족’ 교육이 필요한가?
우리는 학교에서 국어, 수학, 영어, 과학 등 수많은 과목을 배우며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힙니다. 하지만 우리 삶의 가장 근간이 되는 ‘관계’에 대한 교육, 특히 ‘가족 관계’에 대한 교육은 어디서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요? 대부분은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거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깨달아가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러한 경험적 학습도 중요하지만,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고려할 때,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가족’ 교육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미래의 건강한 가정을 위한 준비입니다. 아이들은 자라서 언젠가 스스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가정을 이루는 과정을 겪을 것입니다. 이때 ‘가족’ 교육은 미래의 남편이자 아내, 부모로서 어떤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사회적, 감정적 상황들을 마주하게 될지에 대한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결혼 생활의 낭만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삶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의 어려움과 그 극복 방안에 대해 미리 고민해 볼 기회를 주는 것이죠.
둘째, 현재의 가족 관계를 건강하게 이해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족’ 교육은 미래를 위한 준비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현재 자신이 속한 가족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도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계실 수도 있고, 조부모님이나 삼촌, 이모와 함께 살 수도 있습니다.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환경에 있는 친구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넓은 시야를 갖게 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 간의 역할과 책임,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 등을 배움으로써, 아이들은 현재 자신의 가족 안에서 더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 교육, 무엇을 담아야 할까?
그렇다면 ‘가족’이라는 과목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다양한 가족 형태와 그 존중
우리는 더 이상 ‘표준’이라는 하나의 가족 형태만 존재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입양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며, 각 가족은 고유의 아름다움과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는 아이들이 타인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기초가 됩니다.
2. 생애 주기별 가족의 변화와 이해
결혼 생활은 늘 처음처럼 달콤하지만은 않습니다. 부부의 연차와 나이에 따라 맞이하게 될 생애 주기별 문제들, 예를 들어 신혼기의 적응, 자녀 양육, 중년기의 위기, 노년기의 삶 등을 미리 학습함으로써 현실적인 기대치를 형성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른 부모의 역할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미래의 부모에게 큰 지침이 될 것입니다. 또한, 중년기에 겪게 되는 호르몬 변화와 그에 따른 정서적,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이해는 부부가 서로를 배려하고 힘이 되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 감정 표현과 소통의 기술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감정 표현 교육입니다. 많은 가족 갈등은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고 표현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감정을 오해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인식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경청의 자세, 그리고 갈등 상황에서 건설적으로 대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술 등은 모든 관계, 특히 가족 관계에서 핵심적인 역량입니다. 이러한 감정 지능을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배운다면, 아이들은 현재의 가족은 물론, 미래의 배우자, 자녀들과도 더욱 깊고 건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경계 설정과 자기 존중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독립적인 공간과 삶을 존중하는 경계 설정 능력도 중요합니다. 부부 각자의 가족, 친구 관계를 포용하면서도, 부부만의 울타리를 지키는 지혜를 배우는 것은 결혼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족’ 교육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
‘가족’ 교육이 의무화된다면, 단순히 교과 지식의 습득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첫째,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교육을 통해 건강한 가족 관계를 위한 역량을 갖춘 개개인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에는 더욱 화목하고 안정적인 가정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는 부부의 만족도와 행복감을 높이고, 자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둘째, 사회 전체의 안정성을 높입니다. 건강한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입니다. 가족 내 갈등이 줄어들고 구성원 간의 유대가 강화될수록, 이는 범죄율 감소, 정신 건강 증진 등 사회 전반의 안정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정서적으로 건강한 시민을 양성합니다. 감정 표현과 소통 능력을 갖춘 아이들은 학교와 사회생활에서도 더 원만한 관계를 맺고,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궁극적으로 정서적으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는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기는 아이들이 자아를 형성하고 사회성을 길러나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가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의 삶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사랑과 관계의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교과 과정을 추가하고 실행하는 데는 많은 논의와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현재의 가족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미래에는 스스로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가족’ 교육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논의가 우리 모두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도서 소개] 건강한 가족 관계와 소통의 핵심을 담은 ‘감정 사용 설명서 [가족을 위한 마음 소통 가이드] 5권’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소통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 책은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적 상황들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해결하는 지혜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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